보안여관

2015. 8. 11. 10:16浪·떠돌이

 

 

 

 

 

 

 

 

 

 

 

 

 

 

-통의동 보안여관-

 

경복궁 서쪽 돌담길에 80여 년의 세월을 품은 여관이 있다. 아니,

이제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 ‘보안여관’이 있다.

보안여관은 1930년대부터 2004년까지 실제 여관으로 운영됐지만, 계속되는 적자로 문을 닫은 곳이다.

 그 공간 안에는 지금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이뤄지고 있다.

여관에 들어서면 벽돌이 앙상하게 드러난 벽, 그 벽에 언제 박혔는지 세월을 가늠할 수 없는 못,

그리고 지붕을 지탱하는 철골구조가 온전히 보이는 천장, 바닥에 대충 깔려 있는 장판까지.

여느 갤러리처럼 깔끔하고 세련되게 방문객을 반기지 않았다. 

그래서 "여긴 대체 뭐 하는 곳이야"라고 묻는 듯한 호기심의 어리둥절함이 풍긴다.

1930년대의 모습 그 자체이며

요절한 천재 시인 이상의 작품에 등장한 ‘막다른 골목’이 묘사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고,

시인 서정주가 장기 하숙하면서 ‘시인 부락’이라는 문학동인지를 탄생시킨 곳도,

이중섭이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며 다른 예술인들과 교류한 곳도 이곳이다.

이외에도 보안여관에서 수많은 시인과 작가들이 장기 투숙하며 신춘문예를 준비했으며,

윤동주, 함형수, 김동리, 오장환, 김달진 등의 문인들이 보안여관을 스쳐갔다.

예술가들로 방이 가득 찼었던 시간을 뒤로하고 세월의 흐름과 함께 쇠락했다.

이제 그 옛 모습속에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이 기지개를 폈다.

 

-빌린 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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