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14. 15:26ㆍ鄕·고향촌
-성진골-
외진 산자락 현대판 달동네
소박한 이웃, 좁고 가파른 골목
짓눌린 세월이 앉아있다.
영남산 여근에 관한 전설과 성진신앙도
그들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아니, 듣지도 못하고 살았다
문헌에 남아 있는
붉은 무지개가 보였다는 그 샘,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았던
허기진 기다림이 보인다
어깨와 나란히 하는 슬레트지붕, 허술한 담장
옹색한 풍경들이 화장을 한다
“보소!~~ 나는 우는 서양여자 그림은 무섭니더~~”
“우리집 담장은 줄장미 그림이면 좋겠는데......”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그림을 그린다는 화가
앙상한 손길로 전하는 수박 한조각,
보리밥, 된장 한 술에 붓놀림이 가볍다
피난 와서 61년째 살고 있다는 여든 여덟 오씨성의 노모,
허리띠 조르고 온종일 노역을 마치고 돌아와
물 길어 놓지 않았다하여 어린 딸에게
매질로 당신의 속상함을 풀었다며 먼 기억을 더듬는다
낯선 발걸음도 반가운 누렁이
좁은 양철 대문 아래로 끙끙거리고
기적 소리에 기차를 바라보며
떠나고 싶었던 가슴
그림 공간에 내려놓는다.
“좋았던 일이 뭐 있을 게 있니껴
먹고살기 바빠 죽지 못해 살았니더
우리도 아파트에서 한번 살았으면 소원이 없겠니더"
귓전을 맴도는 소리 바람과 함께 발길을 멈춘다.
-김경숙 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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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시절 다녔던 동부국민학교 동편 축담 후미진 영남산 오르는 산기슭 길...
유달리 가난하지만 소박한 피난살이 산동네 마을이다.
그림섶길 조성했단 소식듣고 비 그친 틈타 옛날 잿빛 어두운 유년의 길 생각하면서
너무 오랫 만에 옛 성진골 길을 찿았다.
아아!가장 소외되고 못 살던 산 위에 달동네, 성진골 후미진 골목도, 산비탈 길도
아름답게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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