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일흔다섯 살로 곧 영주댐 물속에 잠길 평은역을 찾았다. 기차도 철로도 그곳엔 보이질 않았고 역 안엔 옛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역명 간판을 뚝 떼고 문짝을 죄다 뜯어낸 평은역, 이젠 모든 삶을 다 마치고 아예 깊은 물 속에 잠들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이제 다..